창밖에 구름이 잔뜩 낀 날 날씨를 물어보면 친절히 우산 잊지 말라고 대답해 주는 너,
‘헤이카카오’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이었으면 해.
2020년을 지나 2021년까지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시대, 여러분들은 안녕히 잘 지내고 계신가요?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언택트 시대를 맞이하여 스마트 스피커 또한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는데요.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스마트 스피커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죠.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스마트 스피커(AI 스피커)가 단순히 노래를 재생해주고 날씨를 알려주었다면, 언택트 시대의 스마트 스피커는 언제나 말을 걸 수 있는 대상으로서, 위로되어주는 ‘친구'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어떤 엄마에게는 24시간 독박 육아에서 잠시나마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 단비 같은 존재이기도 하며, 몸이 불편한 어떤 이에게는 말 한마디로 전등을 꺼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나와 조금은 정서적으로 더 가까워졌을지 모르는 내 AI 친구, 여러분들은 어떻게 호출하고 있나요?
오늘은 나만의 호출명령어를 설정할 수 있는 ‘내 호출명령어' 기능을 어떻게 헤이카카오 앱에 탑재했고, 앞으로 어떻게 좀 더 똑똑해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기획자의 이야기(#기획자 편)를 전하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기술적 난제들이 있었고, 어떻게 구현하게 되었는지는 카를로스와 덴젤(#개발자 편)이 앞서 포스팅했던 헤이카카오를 '자비스'로 만들어보자를 확인해주세요! 😇
똑같은 호출명령어, 이젠 지겨워!
호출명령어(Wake-up Word) 또는 호출어는 '헤이카카오'와 같이 스마트 스피커(AI 스피커)를 부르는 단어를 의미하는데요.
많은 회사들이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 스피커를 시장에 내놓았지만, 스피커를 깨우는 호출명령어는 기본적으로 정해져 있기 마련입니다. 호출명령어는 일반적으로 해당 스피커를 출시한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가 고려된 단어들 중 스피커가 식별하기 쉽고, 사용자가 말하기 편리한 단어들로 선정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카카오미니 스피커도 ‘헤이카카오'를 기본 호출명령어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호출명령어들은 모두의 입맛에 딱 맞고 모두가 부르기 쉬운 익숙한 단어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하는 어떤 어린이는 좋아하는 캐릭터 이름으로, 어떤 이는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으로, 또는 애정을 듬뿍 담은 나만의 애칭으로 내 스피커를 깨우고 싶어 하기도 하는데요. 어쨌든 우리 집에 있는 내 스피커는 ‘나만의’ 어시스턴트이기 때문에, 호칭 정도는 내 마음대로 정해도 되지 않을까요? :)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저희 고객센터를 통해서도 자유롭게 호출명령어를 바꿀 수 없는지에 대한 사용자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왔는데요. 이 기능은 겉으로 보기에는 쉬운 기능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기술적으로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모르는 채 할 수는 없었는데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는 나만의 호출명령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고, 음성처리팀에서 1년간의 연구를 통해 호출명령어 음성인식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하면서 나만의 호출명령어 설정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내 호출 명령어, 어떻게 설정할까?
내 호출명령어 기능은 스마트폰의 헤이카카오 앱에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먼저 카카오미니 스피커를 연결해서 사용할 경우 헤이카카오 앱의 내 기기 메뉴에서 연결할 스피커를 선택 후 호출명령어 메뉴에서 내 호출명령어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가 아닌 헤이카카오 앱의 호출명령어를 변경하고 싶을 경우에는, 헤이카카오 앱의 앱 설정 > 호출명령어 > 호출명령어 입력에서 설정이 가능한데요.
원하는 호출명령어를 입력한 뒤 [확인] 버튼을 눌러 설정을 완료하면 해당 호출명령어가 설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엄청 간단하죠? 😉)
하지만 내 호출명령어를 설정할 때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먼저, 스마트 스피커가 사용자들이 직접 설정한 호출명령어를 조금이나마 더 잘 이해하고, 부르지 않았을 때 잘못 웨이크업(Wake-up)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글자 수를 3자 이상 6자 이하로 정했습니다. ‘아!’라는 단어에도 웨이크업이 되거나 들려오는 TV 속 말소리에 웨이크업 되면 안 되니까요.
그리고, ‘abc’나 ‘123’과 같은 글자와 모음이 없는 ‘ㅋㅋㅋ'나 ‘ㅎㅎㅎ' 등은 호출명령어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설정을 제한했고, 글자의 발음이나 자음이 적어 AI스피커가 인식하기 어려운 ‘아야야야', ‘아에이오우'와 같은 단어나 발음이 너무 어려운 ‘외유뢰르’ 나 ‘우루르' 같은 단어도 설정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기존의 카카오미니 스피커가 가지고 있던 ‘헤이카카오', ‘카카오', ‘카카오야', ‘카카오미니'와 같은 호출명령어 보다 내 호출명령어가 아무래도 인식률은 조금 떨어질 수 있으므로, 스피커가 인식하기 너무 어려운 단어는 사전에 차단해 조금 더 안정적인 사용성을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만큼, ‘욕설’, ‘불법 광고’, ‘성인’, ‘도박’, ‘자살’, ‘사칭’ 등의 키워드를 가진 단어를 필터링해 부적절한 단어로 소중한 카카오미니 스피커를 깨울 수 없도록 사전에 방지했습니다.
사용자들이 설정한 호출명령어는 바로 ‘내 호출명령어'로 설정이 되기도 하지만, 간혹 아래와 같은 안내 문구가 뜨기도 하는데요. 일부 단어는 모음과 자음의 조합이나 배열에 따라 비교적 스피커가 인식하기 조금 더 어려운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호출명령어로 사용하고 싶을 경우 [확인] 버튼을 눌러 호출명령어로 설정할 수는 있지만, 인식률을 조금 더 높이고 싶다면 추천 호출명령어를 참고하여 다른 호출명령어를 설정하는 방법을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또는 저희가 기본적으로 설정해 놓은 5개의 추천 호출명령어(철수야, 영실아, 헤이라이언, 헤이어피치, 헤이죠르디)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
다른 사람들의 호출명령어는?
사람들이 각자의 입맛에 맞게 설정한 내 호출명령어로 하루에 몇만 번씩 카카오미니 스피커가 웨이크업 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단어로 호출명령어를 설정하셨나요? 아래 그림은 다른 사용자들이 설정한 다양한 호출명령어인데요. ‘짱구야', ‘헤이뽀로로', ‘춘식아', ‘라이언' 등과 같이 캐릭터 이름을 설정한 사용자들도 있고 ‘집사야’, ‘김비서', ‘자비스'와 같이 전형적인 비서의 명칭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외에도 애칭으로 부르거나 ‘자기야' 또는 ‘친구야'라는 사랑스러운 애칭을 부르는 경우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용자는 내 호출명령어를 통해 나만의 AI 스피커인 카카오미니와 정서적으로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친구야'라고 부르면 ‘띵!'하고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AI 스피커가 있으신가요? 여러분도 지금 바로 다정한 자신만의 애칭으로 카카오미니 스피커를 깨울 준비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
더 성장할 내 호출명령어!
사용자가 직접 내 호출명령어를 입력해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은 아직 타사에서는 제공하고 있지 않은 기능인데요. 카카오미니 스피커만의 특별한 기능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안주할 수 없죠. 그래서 조금 더 발전하고 조금 더 안정적인 ‘내 호출명령어'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구상 중인 계획을 살짝 공개하겠습니다.
#호출명령어 추천
‘호출명령어 추천’ 기능은 어떤 호출명령어를 할지 고민되거나 독특하고 재미있는 호출명령어를 설정하고 싶은 사용자들을 위해 인기 호출명령어를 알려주고 호출명령어를 추천하는 기능입니다. 특정 단어나 문자열을 입력하면 연관된 호출명령어를 보여주거나 테마별로 추천 호출명령어를 제안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나비'를 입력하면 ‘나비야’, ‘헤이나비'를 자동으로 추천하거나, [동물] 테마를 선택하면 ‘사자야', ‘코끼리야', ‘토끼야'와 같은 호출명령어를 추천해 주는 방식입니다.
#보이스 프로필 연동
‘보이스 프로필 연동’ 기능은 목소리 학습을 통해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 입니다. 보이스 프로필을 등록하고 카카오미니 스피커를 호출하면,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목소리임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이죠. 현재 보이스 프로필 기능은 기본 호출명령어(헤이카카오, 카카오, 카카오야, 카카오미니)를 선택했을 때만 설정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보이스 프로필에서 목소리 학습 시 학습자가 직접 설정한 호출명령어를 인식하기 어려울 경우 학습 진행이 불가하기 때문인데요. 내 호출명령어를 설정하더라도 보이스 프로필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고도화 해 내 목소리에 좀 더 잘 반응하고 나를 더 알아주는 똑똑한 스피커가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마치며
오늘 나만의 호출명령어 기능을 기획자 관점에서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내가 직접 이름을 지어주는 것만으로도 카카오미니 스피커와 훨씬 가까워졌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서 살짝 공개한 추가 기능들이 얼마나, 또 어떻게 반영될지 아직은 미지수이지만, 집에서 여러분들을 반겨주는 카카오미니 스피커가 좀 더 편리하고 친근하게 ‘나만의' 어시스턴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저희는 쉬지 않고 노력 중입니다.
작은 아이디어와 사용자들의 의견에서 시작된 내 호출명령어 기능이 실현된 것처럼, 앞으로도 주변에 귀 기울이며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을 헤이카카오 서비스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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