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스마트 스피커(AI스피커)는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바이두나 알리바바, 샤오미 등 중국 거대 기업들도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상품입니다. 국내만 보더라도 제조업체인 삼성과 LG, 통신회사인 SKT, KT, LGU+,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모두 음성 AI 플랫폼과 함께 자사의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 스피커 연간 출하량은 2018년 7,800만 대에서 2019년에는 전년 대비 60% 증가해 1억 2,46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한 국내 시장도 2019년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이 80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2019년 하반기부터 소비자들의 호기심 감소와 시장 수요 침체로 판매량이 크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테크 기업들은 스마트 스피커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넘어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주는 가치와 비전이 확실하고, 이를 위한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음성합성 등 인터페이스 기술과 딥러닝,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반 기술의 발전에 스마트 스피커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 스피커를 단순히 하드웨어 혹은 서비스로 바라보기 보다는, 스마트 스피커가 가지는 대화형 인터페이스 혹은 인터랙션 도구로서의 의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스마트 스피커에는 AI 관련 중요한 기술들이 집약되어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그런 복잡한 기술보다는 나와 대화할 수 있는 친구, 혹은 나를 도와주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현재 스마트 스피커에 대한 소비자의 호기심이 감소한 이유도 바로 이런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더 확보해야 하고, 관련 기술도 고도화시켜야 하며, 인터랙션 또한 보이스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표정, 동작, 맥락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결국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어쩌면 지금 현재의 스마트 스피커는 소비자의 관심에서 조금 벗어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넘어서 오프라인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말을 걸 수 있는 물리적인 대상(오브제)과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기술 내재화 및 음성인식 고도화를 목표로 한 미니헥사의 탄생
2017년 11월 카카오의 첫 스마트 스피커 '카카오미니'가 출시 되었고, 2018년 9월 두 번째 스마트 스피커 '카카오미니C'가 출시 되었습니다. 카카오미니는 ‘새로움을 선사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 들게 하자’는 컨셉으로, 카카오 i를 활용한 첫 번째 디바이스입니다. 서비스적인 측면으로 보면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한 새로운 음악 경험을 제공하는데 의미가 있었습니다. 카카오미니C는 보이스리모트와 포터블팩 액세서리를 통해 사용 편의성을 확장 하였습니다. 이는 새로운 음악 경험을 넘어서 다양한 도메인 확장과 음성, 시각, 번역 엔진 등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술 확장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미니헥사는 기획 단계에서 초기 제품 컨셉 및 방향성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있었고, 오랜 논의 끝에 기술 내재화 및 음성인식의 고도화를 목표로 한 레퍼런스 디바이스로 포지셔닝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느끼는 스마트 스피커에 대한 불만은 1) 음성명령이 잘 안됨 2)자연스러운 대화가 곤란함 3) 외부 소음을 음성으로 오인식 4) 내게 맞는 정확한 정보/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함 순으로 나타납니다. 실제 2번과 4번은 시간이 필요한 기술이라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고, 1번과 3번을 해결하기 위해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전 카카오미니도 국내 경쟁사 대비 근소한 차이지만 음성인식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있었고, 향후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에서 첫 시작인 음성 인식 기술은 그 어떤 기술보다 중요한 핵심 기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고민 끝에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6개의 마이크를 선택했고, 해외 유수의 전처리 기술 업체를 리서치하여 DSP Concepts사의 기술을 채택했으며, 모든 퍼포먼스를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직접 설계하였습니다. 또한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운영되던 카카오미니에서 리눅스 기반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을 추가하여 보다 다양한 서드 파티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미니헥사의 제품 컨셉 및 가치, 하드웨어 스트럭처
① 미니헥사 제품 컨셉
미니헥사는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집안 곳곳에서 활용도를 높이고, 고도화된 음성인식과 강화된 연결성을 제공하는 더 작고 똑똑한 스마트 스피커입니다. 제품 주요 컨셉은 감각적인 인터랙션 (Sensibility), 속도와 안정성이 강화된 연결성 (Connectivity), 작은 외관으로 집안 곳곳에서 조화롭게 융화 (Compatibility)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② 미니헥사 제품 가치
미니헥사는 카카오미니와 다르게 우리가 직접 하드웨어를 개발한 첫 제품입니다. 단순히 기술을 내재화하고 고도화하는 목표를 넘어서, 주요 하드웨어를 System on Module(SoM) 형태로 만들어 서드 파티 업체와의 협업 및 판매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어 기술인 음성인식을 고도화시켰고, 리눅스 OS로 개발하여 가볍고 서드 파티 업체로 확장이 용이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1) 우리가 직접 하드웨어를 설계한 첫 제품입니다.
2) 가볍고 장기적으로 B2B 대응이 가능한 리눅스 OS로 개발된 첫 제품입니다.
3) 6개의 마이크가 내장되었고, 명확한 빔포밍과 최고의 음성인식 성능을 자랑합니다.
4) 스마트 스피커를 넘어 진정한 라이프 어시스턴트를 지향합니다.
5) 외부 제품 대응을 위한 안드로이드 & 리눅스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확보했습니다.
6) 멀티룸, 멀티디바이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기간 스마트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계획중입니다.
(Bluetooth와 Wi-Fi 안테나 분리로 속도 및 연결성, 안정성 강화)
③ 미니헥사 하드웨어 스트럭처
소프트웨어나 앱 개발에 익숙한 크루들이 많겠지만 미니헥사의 하드웨어 스터럭처를 살펴보면 크게 아래 4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개발칩이나 부품, 실제 장비를 하드웨어라고 보면, 그 위에 각 장비의 드라이버와 컴포넌트를 관리하는 커널이 있습니다. 그 위에 있는 미들웨어는 최상위 어플리케이션인 Kakao i Client Daemon이 잘 동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맨 위에 있는 어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의 헤이카카오앱처럼 미니헥사가 카카오 i 서비스와 연동되어 한 번 페어링하면 독립적으로 동작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미니헥사 6개의 개발 이야기
미니헥사는 하드웨어 개발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외부 부품사와 제조 협력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미니헥사는 내부 기술로 하드웨어까지 설계한 첫 제품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대부분인 회사에서 하드웨어 개발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것 같아서 미니헥사 6개의 개발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① 임베디드(BSP) 개발이란 무엇인가요?
(writer. bird.killer)
Board Support Packages (BSP)는 특정 SoC와 hardware platform을 지원하기 위한 SW package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BSP에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Cross development tool (toolchain, yocto or buildroot…)
- .Bootloader - Soc & HW를 초기화 하고 OS를 메모리에 올려 실행시키는 프로그램
- .OS (Linux Kernel) - Audio, Led, USB등 각종 디바이스들을 드라이버와 Process, Memory, Power, Thermal 관리들의 기능을 포함
- .Middleware - OS와 Application사이에 위치하며, Bluetooth/Audio/Wifi 외에 각종 device가 제공하는 기능과 OS가 제공하는 기능들을 어플리케이션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서포트
일반적으로 SoC를 생산하는 회사는 BSP 개발 조직을 별도로 갖추어 자사의 SoC가 최대 그리고 최적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여 타사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일반적으로 벤치 마크 프로그램 점수가 기준이 됩니다.)
미니헥사의 하드웨어가 새로운 도시를 설계하는 과정이라면 BSP 개발업무는 이 도시의 거주자들(Kakao App)이 편안하게 거주하고 생활 할 수 있도록 전체 도시의 인프라 시스템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입니다. 또한 거주자(Kakao App)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이를 잘 제공해 줄 수 있는 업체를 조사하고 선택하는 일도 수행합니다. 인프라 시스템을 SoC, BT, Wifi, Audio에 비유한다면 Audio / BT / Wifi Manager, OS 등은 이 인프라 시스템을 최적 상태로 제어하는 운영 방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업체 선정이 끝나면 미니헥사라는 도시에 걸맞는 인프라 시스템과 운영 방안을 우리의 Kakao App 거주자의 요구사항에 맞게 변경하고 최적화를 수행합니다. 이를 위해 미니헥사라는 도시 그리고 도입하고자 하는 인프라 시스템과 운영방안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가장 우선시 되는것은 Kakao App이 최상의 환경으로 지낼 수 있도록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미니헥사 도시에 맞춰 변경된 인프라 시스템과 운영 방안을 적용한 후에는 이를 항상 모니터링하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합니다.
미니헥사는 이전 미니 시리즈(Android Platform)와 다르게 처음으로 Linux Platform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첫 Linux Platform이다 보니 새로운 개발환경(Yocto), 새로운 Middleware(Pulseaudio, Bt-daemon..)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② 리눅스 OS의 장단점과 어플리케이션 개발의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writer. lowell.k)
미니헥사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첫 제품입니다. 리눅스를 기반으로 개발하면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것과 달리 직접 개발해야 하는 영역이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블루투스와 관련된 기능은 미들웨어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개발의 난이도가 높아 개발 기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그럼에도 리눅스 기반에서 C++14를 메인 언어로 채택하여 개발한 이유는, SDK 형태로 여러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보다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임베디드 뿐만아니라 서버에서도 동작이 가능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코어 비지니스 로직과 특정 하드웨어를 위한 코드의 layer를 분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의 음성 입력을 네트웍을 통해서 받고자 한다면, 미니헥사의 미들웨어를 통해서 음성 데이터를 수신하던 부분을, 네트웍을 통해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만 개발한 후 코어 비지니스 로직에 등록하면 동작하도록 구현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Kakao i SDK 를 탑재한 AI 스피커를 개발하려는 3rd party 고객사는 기존의 미니헥사와 비교하여 하드웨어와 플랫폼이 차이가 있는 부분만 개발하면 됩니다.
③ 6개의 마이크를 사용했을 때 장점은 무엇인가요?
이전 카카오미니보다 무엇이 개선된 것인가요?
(writer. kaye.hw)
미니헥사는 음성인식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 미니C에서 4개의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6개의 마이크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마이크에는 인식이 필요한 음성 신호뿐만 아니라 주변의 노이즈까지 같이 입력되어 음성인식에 방해를 줍니다. 따라서 음성인식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음성신호를 키우거나 노이즈를 줄여야 되는데 이를 위해서 여러 개의 마이크를 이용한 신호처리기술을 적용합니다.
사용자가 음성 발화를 하면 음파가 마이크까지 전파됩니다. 이때 마이크가 여러 개이면 각각에 도착하는 시간이 조금씩 다르게 됩니다. 이렇게 다르게 도착한 신호에서 원하는 음성신호가 같은 시간에 위치하도록 조정한 후 더하면 같은 음성신호가 커지게 됩니다. 반면 원하는 음성 신호와 다른 곳에서 오는 노이즈는 서로 시간이 어긋나므로 더하면 별로 커지지 않거나 서로 상쇄되어 없어지기 때문에 음성신호는 커지고 노이즈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 때 음성인식 성능이 향상 되고, 마이크 개수가 많을수록, 마이크가 넓게 펼쳐져 있을수록 성능은 더 좋아집니다.
아래 그림은 미니헥사 정도 크기의 기기에 마이크를 장착 했을 때, 마이크 개수에 따라서 특정 방향의 소리만 얼마나 잘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그림에서 보듯이 마이크 개수가 6개까지 증가하면서 원하는 방향인 0도 쪽에서 오는 소리만 잘 받아들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 수를 6개보다 더 늘리면 조금 더 성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겠으나, 미니헥사의 크기를 더 키우지 않고 마이크 수만 늘렸을 때의 성능 증가폭이 그리 크지 않은데 비해 하드웨어에서 입력 개수와 대역폭의 증가 및 프로세서가 처리해야 되는 데이터의 증가를 가져오게 되므로 6개를 최적으로 판단하여 적용하였습니다.
④ PCB 설계는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writer. alvin.a)
위 그림은 미니헥사 PCB 단층도면입니다. 마치 수많은 건물과 도로로 구성된 작은 도시처럼 보이진 않으신가요?
PCB(Printed Circuit Board)를 설계하는 과정은 새로운 도시를 설계하는 과정과 비슷하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도시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주거를 위한 택지를 조성하고 원활한 이동을 위해 도로를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전기와 상하수도를 인구밀도에 맞도록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원활한 공급이 가능할 것입니다. PCB 설계 과정도 이와 비슷하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전원, 신호를 고려하여 부품을 최적의 위치를 찾아 배치하고 여러 신호들이 효율적으로 배선이 되도록 여러번의 시행착오와 수정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미니헥사의 PCB가 설계되고 제작, 조립으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볼까요?
PCB 설계 과정은 제품 컨셉 단계부터 시작됩니다. 제품의 컨셉에 따라서 그와 관련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부품의 선정이 요구됩니다. 미니헥사를 직관적인 기능 측면에서 본다면, 듣고 말하고 표현하는 기능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듣는 기능을 위해서는 마이크 유닛, 말하는 기능을 위해서는 스피커 유닛, 표현하는 기능을 위해선 LED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마이크 유닛을 선정하기 위한 기준을 살펴본다면, 어떠한 음역대의 소리를 듣기 위한 것인가에 따라 주파수 응답(frequency response)이 결정되고 얼마나 작은 소리를 들을 것인가를 위한 민감도(sensitivity), 높은 음질을 위한 SNR(Signal to Noise Ratio)을 기준으로 마이크 유닛을 선정하게 됩니다.
이렇게 컨셉과 기능에 따른 부품들을 모두 선정하게 되면 각 기능별 통합된 블록다이어그램이 완성되고, 이를 기반으로 회로도 설계가 시작됩니다.
회로도는 전기 회로를 보기 편리하게 그림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회로도에서 부품들은 기호로 표시되고 부품들간의 유기적인 신호들은 배선으로 표시됩니다. 미니헥사는 대략 400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모든 부품이 전기적으로 연결되도록 배선작업을 진행합니다.
회로도가 완료되었으면 PCB 설계를 진행합니다. PCB 설계는 회로도 기반으로 실제 PCB에 부품을 배치하고 배선하는 작업입니다. 회로도에는 부품들이 기호로 그려진 반면, PCB 설계에서는 실제 각 부품들을 크기에 맞게 PCB에 배치하고, 부품들이 구리배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배선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PCB는 부품배치와 배선 작업 이외에도, 고속신호들의 간섭이나 싱크를 맞추는 작업과 더불어 전자파 방사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설계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PCB에 부품들을 실장하게 되면 PCB 제작과정이 마무리됩니다. PCB는 개발과정에서 기능 검증, 양산성 및 기구 검토, 신뢰성/인증시험등의 과정을 통해서 약 3~4회의 수정과 제작 과정을 거친 후에 제품으로 양산됩니다.
미니헥사는 카카오미니와 비교해서 절반 이하의 크기로 디자인되었는데요.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된 외관만큼이나 줄어든 내부 면적으로 인해 하드웨어도 완전히 다른 구조로 설계되었어요. 특히나 최대한의 음성인식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서 하드웨어단에서도 이전 제품들의 설계 노하우를 접목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진행했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드디어 여러분께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⑤ 미니헥사의 디자인 컨셉 및 주요 특징은 무엇인가요?
(writer. lee.albert & greg.pk)
미니헥사 디자인의 핵심 철학은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디자인’이었습니다. 카톡 송수신, 사용자 커스텀 퀵 버튼 등 개인화된 서비스에 걸맞게 사용자가 거실 공간이 아닌 방 또는 작업실, 서재 등 개인화된 공간 어디나 거치하기 편리하도록 콤팩트한 사이즈로 디자인되었습니다. 또한 사용자가 조금 더 쉽게 말을 걸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도 세심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사람 간의 대화에서 말 이외에 부수적인 피드백(표정, 손동작 등)이 중요하듯이,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미니헥사의 LED는 제품의 상단 모서리 곡면에 배치되어 사용자가 어느 위치에서나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한 볼륨 조절과 마이크 오프 등 부수적인 물리버튼들은 모두 제품의 뒷면으로 숨겨 사용자가 미니헥사와 온전히 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미니헥사는 카카오미니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계승함과 동시에 발전시켰습니다.
카카오가 만드는 스마트 스피커의 중요한 아이덴티티 중 하나는 마이크 배열과 폼팩터의 관계인데, 카카오미니의 경우 4개의 마이크 배열에서 도출된 최적의 사각기둥 형태를 사용했습니다. 미니헥사 또한 6개의 마이크 어레이를 강조하기 위해 육각기둥 형태의 폼팩터를 도출하였는데, 이는 AI디바이스의 ‘귀’를 담당하는 마이크를 핵심적인 디자인 요소로 ‘더 강조하자’는 판단이었습니다. 육각기둥이 주는 각진 형태 때문에 자칫 제품이 딱딱해 보일 수 있어 모든 모서리를 미려한 곡면으로 이어지도록 하여 집안의 새로운 오브제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습니다.
반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미니헥사 디자인의 매력은 단연 새로 개발된 컬러와 그에 맞는 패브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니헥사의 더 콤팩트해지고 아이코닉해진 형상과 잘 어울리도록 한층 밝은 뉴트럴 그레이 컬러를 사용하여 집안 공간에 더 잘 녹아들도록 했으며, 기존 세대의 직조 방식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트리코트 방식의 패브릭을 개발하여 높은 퀄리티의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30여 번 이상의 샘플링을 거쳐 개발된 미니 헥사의 패브릭은 소파 등 집안 가구들과 같이 따뜻한 패턴을 유지하며, 곡면을 감쌀 수 있도록 탄성이 있음은 물론 음향이 원활히 통과할 수 있도록 개폐율까지 높였습니다.
이렇듯 기존 세대보다 진보한 디자인을 선보인 미니헥사지만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조될 수 있도록 환경에 유해한 공정을 최소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색상을 입히는 스프레이 공정과 도색의 벗겨짐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UV 코팅 등이 환경에 유해한 대표적인 공정인데, 미니 헥사는 이러한 공정을 일체 배제하고 플라스틱 레진 자체로 색상을 조색하여 별도의 후처리를 모두 없앴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실크인쇄 처리하는 버튼의 아이콘도 형상의 높낮이로 표현하여 인쇄 공정 또한 배제시켰습니다.
⑥ 퀵버튼과 함께 쉬운 연결 등 사용편의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민의 시작과 이후 반영될 계획은 무엇이 있나요?
(writer. jay.x & olivia.h)
음성으로 편하게 명령할 수 있는 스마트 스피커의 장점도 많지만, 매번 웨이크업 워드(헤이카카오)를 말하는 것도 때론 불편함으로 다가옵니다. 음성이기 때문에 컨트롤에 제약이 생기는 상황을 보면서,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명령은 손쉽게 카카오 i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퀵버튼은 말보다 손이 편한 상황에서 빠르게 그리고 조용히 콘텐츠를 제어하는 보조수단입니다. 예를 들어, IoT 홈 환경에서 홈 제어 버튼을 퀵버튼으로 설정해 두면 조용히 집안을 컨트롤할 수 있고, 쉽게 콘텐츠를 끌 수 있습니다.
또한 제품의 최초 연결 과정을 더 쉽게 하였습니다. 제품 구매 후 카카오 i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헤이카카오앱을 통해서 스마트 스피커를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출시한 미니헥사는 여러 개의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고려하여 최초 연결 과정을 개선했습니다. 기존 카카오미니 제품 및 미니헥사 제품을 추가로 구매한 사람들은 간단한 명령어를 통해 기존 미니와 같은 계정과 네트워크에 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매번 헤이카카오앱을 통해서 미니헥사를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교육, 번역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서비스에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 스피커의 진화 방향으로, 사용자가 물어볼 때만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적시에 알려주는 똑똑한 라이프 어시스턴트가 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더불어 복수의 스마트 스피커 사용자, 또는 스마트 스피커 외에 카카오 i가 탑재된 복수의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환경을 고려하여 멀티 디바이스를 통해 가능한 다양한 시나리오들도 계획중이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마치며,
좋은 디바이스는 좋은 인터페이스가 되고, 결국 새로운 미디어가 된다.
현재 대표적인 AI디바이스로 스마트 스피커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디스플레이나 카메라가 내장된 형태, 스마트 가전, 더 나아가 커넥티드 카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보이스 커머스, IoT 및 스마트홈 허브, 차량내 음성서비스와 함께 여러 서드파티 업체들의 다양한 디바이스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스피커가 아직은 진정한 AI(인공지능)스피커로서 소비자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데이터의 축적, 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해결, 음성AI 성능 향상, 복합적 인터랙션 기술이 더해져 킬러 서비스로 발전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좋은 디바이스는 좋은 인터페이스가 되고 그러면 고객과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고객 접점(touch point)이 강화되면 고객의 맥락과 행동 데이터가 더해져 초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결국 또 하나의 새로운 미디어가 될 것입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관심이 떨어진 스마트 스피커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분명 새로운 봄날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미니헥사도 그 봄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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