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w Insight

[TW] 올바른 줄임말 사용 가이드

chedda.choi 2022. 3. 3. 10:41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테크니컬라이팅 팀의 Crystal(김유리), Sandy(차신영), July(김정인)입니다.
한 동안 전 세계적으로 YOLO라는 단어가 인기였습니다. 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로 ‘한 번뿐인 인생, 즐기면서 살자!’를 뜻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You Only Look Once’의 줄임말로 인식 분야에서 유명한 객체 검출 모델이 떠오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줄임말을 사용하면 긴 단어를 단 몇 자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하지만 YOLO의 경우와 같이 독자의 배경 지식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 예시를 기술문서에 적용한다면 어떨까요? 기술문서에서 사용한 줄임말을 독자마다 다르게 이해한다면 극단적으로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문서에 줄임말을 사용할 때 줄임말에 대한 풀이와 정의를 누락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요. 실제로 저희 테크니컬라이팅 팀에서도 개발자들의 초안을 읽다 보면 줄임말에 대한 풀이가 없거나, 줄임말 생성 규칙에 맞지 않게 무분별하게 줄여진 줄임말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오늘은 기술문서에서 줄임말을 사용할 때 유의해야 하는 사항과 신규 줄임말 생성 규칙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1] 배경 지식에 따른 줄임말의 이해


기술문서에서 줄임말 사용

요즘은 일상생활에서도 TMI(Too Much Information), 케바케(Case By Case),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등과 같은 줄임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줄임말 및 신조어 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런 줄임말은 긴 문장 사용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소통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IT 분야에서도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DB(Database), AI(Artificial Intelligence)와 같은 줄임말이 많이 사용됩니다. 줄임말은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와 같이 긴 단어를 API로 줄일 수 있으니 간편하고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기술문서를 보면 영문 줄임말을 사용할 때 뒤따라오는 한국어 조사를 잘못 사용하거나 기술문서에서 줄임말 표기 규칙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기술문서에서 줄임말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줄임말과 한국어 조사

IT 분야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줄임말은 영문법에 따라 만들어집니다. 영문법에서는 줄임말을 크게 두음자어(Initialism), 두문자어(Acronym), 약어(Abbreviation), 축약어(Contraction)로 구분합니다. 이 규칙을 완벽하게 이해해서 사용하는 것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 조차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한국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하는 테크니컬 라이터는 이러한 규칙을 통해 만들어진 줄임말을 제대로 발음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줄임말을 어떻게 발음하냐에 따라 뒤에 오는 조사가 달라지는 한국어의 특성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줄임말 규칙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IT’라는 단어를 ‘아이티’ 또는 ‘잇’이라고 발음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각각의 발음에 따라 ‘아이티(IT)’ 또는 ‘잇(IT)’으로 한국어 조사가 다르게 사용됩니다. 이처럼 정확한 조사를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줄임말의 정확한 발음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표 1] 줄임말 종류

② 줄임말 표기 규칙 준수

APA Style에 따르면 줄임말은 문장에서 처음 등장할 때 한 번 풀어서 설명하고, 이후부터는 줄임말만 사용하라고 줄임말 표기 원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줄임말 표기 규칙을 알지 못할 경우, 한 페이지에 줄임말이 나올 때마다 줄임말을 매번 풀어서 쓴다든지, 아니면 아예 줄임말만 사용하고 전체 단어를 한 번도 풀어쓰지 않는 등의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실제 기술문서 초안을 보면 줄임말의 표기 규칙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요. 기술문서에서 줄임말을 사용할 경우에는 해당 줄임말이 처음 등장할 때는 ‘전체 단어(줄임말)’ 형식으로 함께 표기하고, 그 이후에는 줄임말만 사용하는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그림 2] 올바른 줄임말 사용 예시

IT 용어 중에는 줄임말이 많이 사용됩니다. 그리고 이미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줄임말의 경우에는 표기에 변형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의 줄임말인 API를 api라고 소문자로 쓴다든지, Api라고 사용하는 등의 변형은 지양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IT 용어 중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줄임말을 한 번쯤 눈여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카카오 i 용어사전에서 발췌한 IT 분야관련 줄임말입니다.

[표 2] 줄임말 풀이와 의미

③ 정확한 단위 표기 확인

기술문서에는 단위 표기도 많이 사용되는데요. 단위도 줄임말이므로 올바른 단위 표기 규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문서에 기가바이트(Gigabyte)라는 단위를 사용할 때는 ‘3GB’와 ‘3gb’ 중에서 어떤 표기를 따라야 할까요? 단위의 대문자/소문자 표기가 차이가 있을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G’를 대문자로 사용하게 되면 109을 뜻하는 접두어이며, 소문자 ‘g’는 질량의 단위인 그램(g)을 나타냅니다. 대문자/소문자 표기만 다르게 했을 뿐인데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이런 단위 표기는 국제도량형위원회(CIPM, International Committee for Weights and Measures)에서 정한 국제적인 약속으로 규정된 단위 표기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표 3] 올바른 단위 표기

신규 줄임말 생성 시

기술문서를 작성하다 보면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줄임말 이외에도 신기술이나 서버 이름 등 새로운 줄임말을 생성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때 아무런 원칙 없이 줄임말을 생성한다면, 줄임말 표기 규칙에 위배될 수 있는데요. 흔히 줄임말 또는 약어라고 하면 단어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표기해서 만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용하지 않는 단어는 소문자로 표기해야 하는 등의 몇 가지 예외 원칙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신규 줄임말을 생성할 경우에는 줄임말 표기 가이드에 따라 줄임말을 생성해야 합니다.
저희 테크니컬라이팅 팀에서는 APA Style 가이드를 기반으로 줄임말을 생성하고 있습니다. 줄임말 생성 규칙은 두음자어(Initialism), 두문자어(Acronym) 약어(Abbreviation), 축약어(Contraction)에 따라 대원칙과 세부 원칙이 광범위한데요. 그중 기술문서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줄임말 생성 규칙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림 3] 줄임말 생성 원칙

또한 신규 줄임말을 생성한 이후에는 반드시 사내 용어집이나 기술문서 용어 사전 등에 해당 줄임말을 업데이트하고 정확한 설명을 추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KVS라는 줄임말을 한번 검색엔진에 검색해 보시면, 정확한 풀이를 찾을 수 없으실 텐데요. KVS라는 줄임말은 Kakao i Virtual agent Service(카카오엔터프라이즈 가상 에이전트 서비스)의 약어로 테크니컬라이팅 팀과 개발자들이 모여 생성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만의 용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용어는 카카오 i 기술문서 곳곳에 등장하는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저희 팀에서는 카카오 i 용어사전에 업데이트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서마다 KVS라는 줄임말이 처음 등장할 때 용어의 전체 뜻을 쓰고, 정의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여 독자들에게 해당 줄임말에 대해 충분히 안내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오늘 포스팅을 통해 기술문서에서의 줄임말을 사용할 때와 신규 줄임말을 생성할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일상에서 생각지도 못한 줄임말들을 보면서 별다줄(= 별걸 다 줄인다)이라 할 만큼 일상 용어에서든 전문 용어에서든 줄임말은 정말 많이 사용됩니다. 모든 줄임말들의 정확한 표기 방법을 외울 수는 없지만 문서를 작성할 때 정확하게 표기를 해야 함을 인지하고, 올바른 표기 방법을 따르면 정확한 기술 문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줄임말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기술 문서를 작성할 때 독자들에게 정확한 표현을 사용하여 글을 작성하기 위해 줄임말 표기도 면밀하게 신경 쓰고 있는데요. 여러분도 문서를 작성하실 때 줄임말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면 문서 작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 더 좋은 포스팅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rystal (김유리)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개발자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Communication Skill을 가진 Technical Communicator입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값진 기술들을 정확하고 명확하게 전달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문서를 만들고자 합니다.

Sandy (차신영)

산더미처럼 쌓여진 문서 정리, 새로운 문서화 도구 테스트, 그리고 구글링이 취미인 Technical Communicator입니다.

July (김정인)

새로운 것에 관심갖고, 뛰어드는 것이 즐거운 Technical Communicator 인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