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 올바른 띄어쓰기 사용 가이드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테크니컬라이팅 팀의 Crystal(김유리), Sandy(차신영), Rayna(홍성빈)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헷갈리는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에 대해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오늘은 국문 띄어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지난 한글날에 발행된 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의 60%가 한글 표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을 했는데요, 한글 표기 중에서도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가장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특히 띄어쓰기는 다른 언어에 비해 한글에서 유독 어렵다고 평가받는데, 다른 언어들의 띄어쓰기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는 모든 단어마다 띄어쓰기를 하면 되고, 일본어와 중국어에서는 아예 띄어쓰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말의 단어는 띄어 쓰고, 조사는 붙여 쓰는 등 다양한 규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라는 유명한 문장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또는 문서를 작성할 때 잘못된 띄어쓰기 하나가 얼마나 다른 의미를 제공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띄어쓰기는 문장의 의미를 완전히 바꾸기도 하고, 읽는 사람의 호흡에도 영향을 끼치므로 아주 중요한데요. 막상 직접 글을 쓸 때는 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국립국어원은 한국어 어문 규범에 띄어쓰기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요. 띄어쓰기 원칙을 한 번쯤 살펴보고, 글을 쓸 때 차근차근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문서 작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한국어 어문 규범의 띄어쓰기 원칙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띄어쓰기 원칙
국립국어원에서는 띄어쓰기에 관한 원칙을 10개 항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기술 문서와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주요 띄어쓰기 원칙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41항.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
제42항.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제43항.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제44항. 수를 적을 적에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
제45항.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할 적에 쓰이는 다음의 말들은 띄어 쓴다.
제46항.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제47항.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
제48항.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제49항. 성명 이외의 고유 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단위별로 띄어 쓸 수 있다.
제50항. 전문 용어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쓸 수 있다.
출처: 국립국어원 한국어 어문 규범
품사
국어에서는 단어의 품사에 따라 띄어쓰기 원칙을 다르게 적용합니다. 각 품사에 따른 띄어쓰기 원칙만 외우면 간단할 것 같지만, 복잡한 문장 안에서는 단어들이 어떤 품사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조사와 의존 명사는 같은 형태로 보이지만, 다른 띄어쓰기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더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문과 함께 조사와 의존 명사의 띄어쓰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사
제41항.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
-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조사는 문장에서 문법적인 관계나 뜻을 표시하는 단어로, 일반적으로 명사나 수사 뒤에 붙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조사에는 은(는), 이(가), 을(를)이 있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조사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조사는 다른 단어들과는 달리 앞말과 붙여 써야 합니다. 만약 조사가 두 개 이상 연속되거나 어미 뒤에 붙는 경우더라도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의존 명사
제42항.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의존 명사란 문장 안에서 홀로 쓰이지 못하는 비자립적 명사이며, 한 단어로 취급하여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의존 명사는 앞말과 붙여 쓰는 조사, 어미, 접미사 등과 같이 비슷한 형태를 보이므로 띄어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헷갈리실 텐데요. 의존 명사의 간단한 구분법을 설명해 드리자면, 의존 명사 앞에는 일반적으로 관형어가 옵니다. 관형어란 꾸며주는 어구를 의미하는데, 보통은 용언(동사, 형용사)이 변형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 구분법이 100%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형태가 아닌 뜻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므로 사전 검색을 통해 단어의 품사를 확인해 보고 띄어쓰기를 판별하는 것이 정확하겠습니다.
예외적으로, 의존 명사이지만 ~시 또는 ~때의 경우와 같이 이미 굳어져 널리 활용된다고 판단하여, 앞말과 붙은 채로 사전에 등재된 단어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단어들은 한 단어로 취급하여 붙여 쓰고, 나머지 경우에는 모두 띄어 씁니다.
숫자와 열거
제43항.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제44항. 수를 적을 적에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
제45항.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할 적에 쓰이는 다음의 말들은 띄어 쓴다.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나 날짜, 시간, 단위를 나타낼 때나 아라비아 숫자 뒤에서는 붙여쓰기도 허용합니다.
수를 표기할 때는 ‘만(萬)’ 단위로 띄어 씁니다. 이는 아라비아 숫자와 함께 적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금액을 적을 때는 변조(變造) 등의 사고를 방지하려는 뜻에서 붙여 쓰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습니다.
두 말을 이어주거나 열거할 때 쓰이는 겸, 대, 및 등의 단어도 띄어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보조 용언
제47항.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
보조 용언이란 본용언 아래에서 그것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용언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보조 용언은 띄어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일부 보조 용언은 붙여쓰기도 허용합니다. 보조 용언을 붙여 쓰는 경우로는 1) ’~아/어’와 보조 용언의 구성, 2) 의존 명사와 ‘하다/싶다’의 구성, 3) 본용언의 활용형이 2음절인 경우, 4) 보조 용언이 거듭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 예시는 띄어쓰기와 붙여쓰기가 모두 맞는 표기이기 때문에 간단히 참고만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름, 호칭, 관직
제48항.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사람의 이름을 언급할 때, 성과 이름 또는 성과 호는 붙여 쓰고 이름에 덧붙이는 호칭어와 관직명 등은 띄어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쓰는 것도 허용됩니다.
문장 부호
• 괄호: 한글에서는 앞말에 붙여 쓰고, 영어에서는 앞말에 띄어 쓴다.
• 쉼표: 앞말에 붙여 쓰고, 뒷말에 띄어 쓴다.
• 쌍점: 앞말에 붙여 쓰고, 뒷말에 띄어 쓴다. 단, 양옆이 숫자일 때(스코어나 시간을 나타낼 때)는 붙여 쓴다.
• 빗금: 나열의 경우 붙여 쓰지만, 두 어절 이상인 경우에는 띄어 쓰는 것도 허용한다. 기준 단위당 수량을 표시할 때는 무조건 붙여 쓴다.
문서를 작성하다 보면 문장 부호 또는 기호도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문장 부호를 사용할 때도 띄어쓰기 원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괄호 같은 문장 부호의 경우에는 한글과 영어에서 정하고 있는 띄어쓰기 규칙이 반대이기 때문에 자칫 문서를 작성하거나 번역할 때 헷갈릴 수 있는데요. 문서 작성자가 이런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쓴다면 더욱 완성도 있는 문서가 될 것입니다. 그럼 문서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장 부호의 표기 원칙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단음절 단어, 고유 명사, 전문 용어
제46항.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제49항. 성명 이외의 고유 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단위별로 띄어 쓸 수 있다.
제50항. 전문 용어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쓸 수 있다.
단음절 단어, 고유 명사 또는 전문 용어는 경우에 따라 붙여쓰기와 띄어쓰기를 모두 허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단음절 단어와 고유명사/전문 용어로 구분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단음절의 경우에는 단어가 연이어(셋 이상) 나타날 때는 붙여쓰기가 허용됩니다. 단, 단음절에서는 두 개의 음절만 붙여 쓸 수 있으며, 세 개 이상의 음절을 모두 붙여 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람의 이름 이외의 고유 명사나 전문 용어는 단어별로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하지만 더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합니다.
마치며
오늘은 띄어쓰기 원칙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이런 띄어쓰기 원칙을 모두 외우기는 어렵겠지만, 오늘 소개해드린 원칙과 예시를 눈에 익혀 두시고, '아 이런 경우가 있었지'하는 생각이 드실 때 언제든 찾아와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점차 올바른 띄어쓰기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도 기술 문서를 작성할 때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오류가 없는지 매번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문서라고 해도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잘못되어 있다면, 문서의 무결성 측면에서 옥에 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급하게 글을 완성해야 한다면 맞춤법 검사기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맞춤법 검사기로는 올바른 띄어쓰기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막 차가 떠났다'와 ‘막차가 떠났다'의 문장 경우에는 띄어쓰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므로 직접 앞뒤 맥락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맞춤법 검사기가 이러한 맥락을 이해하고 올바른 띄어쓰기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띄어쓰기를 구분할 때에는 맞춤법 검사기를 보조적으로 사용하고, 용례를 자세히 풀이한 국어사전을 참고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그동안 띄어쓰기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계셨다면, 띄어쓰기 원칙을 지켜 문서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럼 저희는 더욱 유용한 포스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