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테크니컬라이팅 팀의 Crystal(김유리), Sandy(차신영), Rayna(홍성빈)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테크니컬라이팅 팀에서도 읽기 쉽고,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문장을 쓰기 위해 다양한 글쓰기 방법에 대해 조사하여 Tech &에 공유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문장의 종류인 단문과 복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단문과 복문은 한 문장에 포함되어 있는 주어와 서술어의 수에 따라 구분됩니다. 주어와 서술어가 하나씩 있는 문장은 단문, 주어와 서술어가 두 개 이상 들어있는 문장은 복문이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논리적인 글을 쓸 때 복문보다는 단문으로 글을 쓸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단문이 복문에 비해 군더더기 없이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테크니컬 라이팅 4대 원칙 중 간결성의 원칙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술문서에 항상 단문만을 쓰는 것이 좋을까요? 단문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복문으로 쓰는 것이 동어 반복을 줄이고, 글의 리듬감을 느끼게 해 더 가독성을 좋게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기술문서에서 단문과 복문을 언제, 어떻게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단문과 복문
먼저 단문과 복문의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단문과 복문은 주어와 서술어의 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므로 이를 파악하여 실제 글을 쓸 때 적절한 활용이 필요합니다.
단문
단문은 주어 하나와 서술어 하나로 이루어진 문장이며, 여기에 목적어나 보어 등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단문은 그 구조가 간단하므로, 문장의 의미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따라서 명확한 정보 전달이 목적인 기술문서, 기사 등의 글을 쓸 때 활용하면 좋습니다.
복문
복문이란 한 문장 속에 다른 문장이 종속되어 있거나 포유되어 있는 문장으로 단문이 확대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문은 비교적 복잡한 문장 구성 요소들의 관계를 표현하거나, 단문으로는 뜻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때 활용하면 좋습니다. 단문이 확대되어 복문이 되는 방식으로는 (1) 서로 대등한 단문들끼리 연결되는 방식, (2) 하나의 문장이 다른 문장에 대해 종속적으로 연결되는 방식, (3) 하나의 문장이 다른 문장을 문장 성분으로 포유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1), (2), (3)의 경우를 모두 복문이라 여기기도 하지만, 대개 (1)의 문장은 중문, (2), (3)의 문장을 복문이라고 합니다.
기술문서에서 단문과 복문 활용
그렇다면 기술문서에서 단문과 복문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같은 내용의 글이라도 단문으로 썼을 때와 복문으로 썼을 때 느낌이 달라지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단문을 주로 사용하되, 단문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을 때만 복문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해를 돕고자 예문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예문은 복문으로만 작성된 초안입니다.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 보니 문장이 많이 길어졌는데요. 글을 읽어보니 긴 호흡으로 왠지 숨이 가빠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문장이 2~3줄까지 길게 이어져 집중하기 어렵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문장을 단문으로 수정해보면 어떨까요? 1차 수정문과 같이 단문으로만 작성하니 문장의 의미 파악은 훨씬 쉬워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문으로만 문단을 이루다 보니 하나의 글이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고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듭니다. 짧은 호흡의 문장이 계속 반복되어, 오히려 가독성이 떨어지고 글이 너무 단조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모든 문장을 단문으로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예문에서는 단문과 복문을 적절하게 섞어서 글을 수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단문을 위주로 작성하되 단문으로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에서는 복문을 섞어서 작성했는데요. 문장을 읽을 때 호흡이 편안하고, 글의 리듬감이 자연스러워 가독성이 훨씬 개선된 것 같습니다.
단문은 읽거나 쓰기 쉽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중요한 내용을 제시할 때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복문을 아예 안 쓸 수는 없습니다. 복문은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고, 글의 연결성과 리듬감을 살려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따라서 단문을 주로 사용하되 복문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인 기술문서의 문장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단문과 복문의 의미와 활용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어떻게 읽으셨나요? 사실 단문과 복문 사용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테크니컬라이팅 팀에서는 가능하면 단문을 사용하되, 단문으로는 충분히 의미를 전달하지 못할 때 복문을 사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간결하고 읽기 쉬운 문장으로 독자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기술문서의 목적을 고려하면, 복문보다는 단문이 더 적합합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과한 것은 좋지 않습니다. 예문에서도 살펴보았듯이, 단문으로만 구성된 문단은 뚝뚝 끊어지는 느낌과 문장 간 연결이 어색한 느낌이 있었는데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단문과 함께 적절하게 복문을 사용한다면 문장을 읽을 때, 호흡이나 가독성 측면에서 독자에게 더욱 편안한 글이 될 것입니다. 유시민 작가는 ≪글쓰기 특강≫이라는 책에서 단문의 장점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작가 자신도 한때 왜 단문으로 써야 하는지 몰랐고, 복문이 더 멋지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단문은 어딘지 모르게 단순해 보이고 복문이 더 고차원적이고 멋진 문장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이제는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술문서는 단문 위주로 작성한다."라는 간단한 원칙을 지킨다면, 더욱 좋은 기술문서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문헌
[1]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2015), 유시민
[2]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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